동유럽의 동화 같은 풍경, 리투아니아 트라카이(Trakai) 여행

호수 위에 떠오른 중세의 꿈
바쁜 일상 속에서 문득 동화 속을 거닐고 싶어질 때가 있다. 그럴 때 찾아야 할 곳이 바로 리투아니아의 작은 도시, "트라카이(Trakai)"이다. 수도 빌뉴스(Vilnius)에서 불과 30km 떨어진 이곳은, 수정처럼 맑은 빙하호수 위에 붉은 벽돌 성이 떠 있는 모습으로 여행자들의 마음을 단숨에 사로잡는다. 자연과 중세 건축이 이토록 완벽하게 어우러진 곳은 유럽에서도 드물다. 오늘은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는 듯한 매력을 품은 트라카이를 알아보겠다.

트라카이의 매력 속으로
빙하가 남긴 선물, 갈베 호수(Galvė Lake)
트라카이를 대표하는 풍경은 갈베 호수이다. 약 200여 개의 섬이 떠 있는 이 호수는 수천 년 전 빙하가 녹으며 만들어졌다. 잔잔한 물결 위에 붉은 성이 그림처럼 떠 있는 모습은 보는 이로 하여금 숨을 멎게 만든다. 갈베 호수 주변에서는 보트 투어나 카약을 즐길 수 있어, 물 위에서 트라카이 성을 색다른 각도로 감상하는 것도 특별한 추억이 될 것이다.

호수 위 붉은 요새, 트라카이 성(Trakai Island Castle)
트라카이 여행의 하이라이트는 단연 트라카이 섬 성입니다. 14세기 후반, 리투아니아 대공국의 비타우타스 대공(Grand Duke Vytautas)이 군사 방어를 목적으로 건설한 이 성은 중세 고딕 양식의 아름다움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습니다. 성 안으로 들어가면 과거 귀족들의 생활 모습과 리투아니아 역사를 엿볼 수 있는 박물관이 마련되어 있어, 단순히 외관을 보는 것 이상으로 깊이 있는 여행을 할 수 있습니다. 특히 해질녘, 주황빛 햇살을 머금은 성의 모습은 이곳을 '동유럽의 동화 마을'이라 부르는 이유를 단번에 설명해줍니다.

카라이마 민족과 전통 음식, 키비나이(Kibinai)
트라카이는 단순한 관광지가 아니라 다양한 문화가 공존하는 도시이기도 하다. 특히 카라이마(Karaim) 민족의 존재는 트라카이를 더욱 특별하게 만든다. 카라이마는 14세기에 크림 지역에서 데려온 튀르크계 민족으로, 현재까지도 전통을 지키며 살아가고 있다. 트라카이 거리를 걷다 보면 카라이마 전통 가옥과 회당(케네사, Kenesa)을 만날 수 있으며, 이들이 만든 전통 음식인 "키비나이(Kibinai)"를 꼭 맛봐야 한다. 고기와 채소를 풍성하게 채운 패스트리로, 호수 산책 후 허기진 배를 채우기에 더할 나위 없는 별미다.

여행 팁과 추천 코스
트라카이 여행은 반나절에서 하루 일정으로 충분히 다녀올 수 있다. 빌뉴스에서 버스나 기차를 이용하면 40~50분 내에 도착할 수 있어 접근성도 뛰어나다. 트라카이 성을 둘러본 뒤, 갈베 호수 주변을 따라 산책하거나 보트를 타고 호수 위를 누벼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여름에는 보트 투어와 카약을, 겨울에는 호수 위가 얼어 스케이트를 탈 수 있는 아름다운 풍경을 볼 수 있다.

여행 팁
성 입장권은 사전에 온라인으로 구매하면 줄을 서지 않고 바로 입장할 수 있다.
주말이나 여름철에는 관광객이 많아 아침 일찍 방문하는 것이 좋다.
갈베 호수 주변에는 자전거 대여소도 있어, 자전거를 타고 호수 일주를 즐길 수 있다.

추천 일정
빌뉴스 출발 → 트라카이 도착
트라카이 성 관람 (약 2시간)
갈베 호수 주변 산책 및 보트 체험
카라이마 거리 구경 및 키비나이 맛보기
트라카이 시내 카페에서 휴식 후 빌뉴스 복귀

중세의 숨결을 따라 걷는 시간 여행
트라카이는 단순히 아름다운 풍경을 넘어, 리투아니아의 역사와 문화를 깊이 만날 수 있는 곳이다. 붉은 벽돌 성, 투명한 빙하호수, 다양한 민족의 문화가 어우러진 이 작은 도시는 감동적이다. 유럽여행 중 동화 속 세계를 만나고 싶다면 트라카이의 장소가 추억을 만들어줄 것이다.